안녕하세요.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소속 수의사 김진해입니다. 노령묘에게서 흔히 보이는 ‘숨이 가빠 보이는 행동’이나 ‘조금만 움직여도 헉헉거리는 모습’은 단순한 노화로 오해되기 쉽지만, 상당수가 심부전의 초기 신호입니다. 고양이는 통증과 불편함을 잘 숨기기 때문에,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진단보다 빠른 경고등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집에서는 호흡수와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병원에서는 혈중 심장 표지자(BNP, NT-proBNP)와 영상검사로 상태를 평가하는 ‘이중 모니터링’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모니터링 방법을 통해 심부전 악화를 조기에 예측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노령묘에서 흔한 심부전 – ‘숨’으로 드러나는 작은 신호

심부전은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해 신체 곳곳에 체액이 정체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 복부에 체액이 고이는 복수, 전신 순환 저하로 인한 무기력·식욕 저하 등이 나타납니다.

고양이에게서 가장 흔한 원인은 비대성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HCM) 입니다. 이 질환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져서 내부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에,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고 압력이 올라갑니다. 이때 심장은 평소보다 더 큰 힘을 써야 하므로 점점 피로해지고, 그 결과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통증이나 불편을 숨기는 습성이 매우 강합니다. ‘평소보다 잠이 많아졌다’, ‘밥을 덜 먹는다’, ‘조용히 구석에 숨어 있다’ 같은 미묘한 변화만 보여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숨소리가 거칠거나, 머리를 들고 누운 채 입을 살짝 벌리고 있는 자세를 보인다면 이미 폐수종이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노령묘의 경우, 이러한 초기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기도 해 ‘괜찮아진 것 같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심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호흡수 모니터링’

심부전 관리의 출발점은 ‘호흡수(Respiratory Rate)’를 매일 기록하는 것입니다. 고양이가 편하게 쉬고 있을 때, 1분 동안 가슴이 오르내리는 횟수를 세면 됩니다. 한 번의 들숨과 날숨이 1회로 계산됩니다. 정상적인 안정 시 호흡수는 분당 20~30회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나이, 체중, 기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보호자마다 자신의 고양이 기준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23회 정도였던 고양이가 3일 이상 32회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심장에 부담이 쌓이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 스트레스나 운동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호흡수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고양이가 편히 누워 있거나 자는 동안 측정해야 합니다.

보호자들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은 깊은 잠에 빠진 상태에서 호흡이 느려졌다가 빨라지는 구간을 무시하는 것인데, 평균값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심부전 병력이 있는 노령묘라면, 매일 같은 시간대(예: 밤 취침 전) 측정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악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혈중 심장 표지자 수치 – BNP와 NT-proBNP의 의미

BNP: 심장의 ‘압력 신호’

BNP(B-type Natriuretic Peptide)는 심근세포가 늘어날 때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즉, 심장이 과도한 압력이나 체액 부하를 받을 때 ‘도와달라’는 신호로 방출하는 물질입니다. BNP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이 현재 부담을 받고 있다는 뜻이며, 수치 상승은 대개 심부전 악화 1~2주 전부터 시작됩니다. BNP 수치는 단독으로 확진 도구는 아니지만, 청진에서 심잡음이 들리거나 호흡수가 증가했을 때 ‘현재 심장이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가’를 수치로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NT-proBNP

NT-proBNP는 BNP가 생성될 때 함께 분비되는 비활성형 단백질로, 혈중에서 더 오래 머무르기 때문에 측정값의 안정성이 높고 변동이 적습니다. 병원에서는 ‘SNAP Feline proBNP’ 등의 진단 키트를 통해 측정하며,

NT-proBNP 수치가 270 이상일 때는 이미 심장 벽의 스트레스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로, 대부분 심초음파에서 비대성 변화나 좌심방 확장 소견이 확인됩니다. 따라서, 이 수치가 높다면 심부전 약물의 용량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단순히 질환의 유무뿐 아니라 치료 반응 평가에도 매우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약물 투여 후 NT-proBNP가 600에서 280으로 떨어졌다면, 심장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호흡수 + NT-proBNP’ 조합으로 악화 예측하기

심부전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단일 수치보다 변화의 흐름을 함께 보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호흡수 모니터링은 집에서 고양이의 상태를 가장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를 병원에서 측정한 NT-proBNP 수치와 함께 비교하면 심장의 부담 정도를 훨씬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NT-proBNP는 심장이 압력과 체액 부하를 받을 때 방출되는 단백질로, 심근의 스트레스를 직접 반영합니다. proBNP는 혈중에서 오래 머무르기 때문에, 수치의 상승 추세를 통해 악화 시점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평소 안정 시 호흡수는 비슷하지만 NT-proBNP가 100에서 250으로 상승했다면, 아직 증상은 없더라도 심장벽의 긴장 상태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호흡수가 서서히 늘고 NT-proBNP 수치까지 함께 상승한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심부전 진행의 명확한 징후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호흡수 24회였던 고양이가 일주일 동안 32회 이상으로 늘고 NT-proBNP가 150 → 310 pmol/L로 상승했다면, 겉보기엔 괜찮아 보여도 이미 폐수종 전 단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시점에서 병원에 방문해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약물 용량을 조정하면, 실제 심부전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심부전 악화 예방

심부전 노령묘의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급격한 변화 감지’입니다.
수치 자체보다 ‘전보다 얼마나 변했는가’가 더 중요하므로, 보호자는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심부전 치료 중인 고양이는 염분이 많은 간식이나 수분 섭취 부족으로도 쉽게 상태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저염 식단 유지, 물 자주 갈아주기, 안정된 실내 온도(22~25도) 유지는 기본입니다. 작은 습관이 결국 수개월, 수년의 건강 수명을 지켜주는 핵심이 됩니다.

노령묘 심부전, 관리 및 치료는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에서

고양이 심부전은 완치가 어렵지만, 악화를 늦추고 삶의 질을 지키는 관리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BNP와 NT-proBNP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고양이의 심장이 얼마나 버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매일 확인하는 호흡수는 그 신호를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는 보호자의 ‘도구’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수치 그 자체가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빠른 숨, 지난달보다 조금 높아진 수치 같은 작은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채는 것—그게 바로 노령묘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은 24시간 운영되는 동물병원으로, 정확하고 올바른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문 의료진이 늘 최선을 다해 노력합니다. 강아지, 고양이 건강 관련 문의나 내원 예약은 병원 대표번호카카오톡을 통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